<p></p><br /><br />저에게 앞으로 꿈이 뭐냐 물으신다면? 지금 보여드릴 분들처럼 ‘멋진 할머니’가 되는 건데요.<br> <br>요즘 저처럼 할머니들 매력에 빠진 분들 전 세계적으로도 많습니다.<br> <br>배우 윤여정 씨가 상을 받은 이번 오스카 시상식도, 그랬죠?<세계를 보다> 한수아 기자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아카데미 시상식 후반 노래 듣고 맞히기 게임이 진행됩니다. <br> <br>[글렌 클로스 / 배우(74세)] <br>"잠깐만요. 나 이 노래 알아요. '다 버트(Da butt)'잖아요." <br> <br>[현장음] <br>"이 춤 출 줄 아세요? 한 번 봅시다, 보여주세요!" (환호성)" <br> <br>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놓고 윤여정과 경쟁했던 동갑내기 글렌 클로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흔들며 흥겹게 춤을 춥니다. <br> <br>아카데미상 후보에 여덟번이나 오르고도 무관에 그친 '비운의 배우'라는 표현 대신 '오스카를 부숴버린 배우'라는 찬사가 쏟아졌습니다.<br> <br>배우 윤여정은 미국의 유명 배우이자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를 향해서도 <br> <br>[윤여정 / 배우] <br>"브래드 피트, 마침내 만나게 됐군요. 저희가 영화 찍을 때는 어디 계셨나요?" <br><br>콧대 높다는 영국 영화제에서도주눅들지 않았습니다.<br><br>[윤여정 / 배우] <br>"고상한(snobbish) 척깨나 하는 영국 사람들이…" <br> <br>40년 넘게 차이가 나는 후배들도 스스럼 없이 대하고, <br> <br>[윤여정 / 배우] <br>제가 예리보다는 군번이 높으니까 오라고, 그러라고 그래서 오게 된 거예요. <br> <br>선배보다 더 어른 같습니다. <br> <br>[강부자 / 배우] <br>"온통 니 얘기로 아주 그냥 휩싸였다 그랬더니, '언니 그거 식혜 위 밥풀이야.' 뭐? 뭐라고? '식혜 위에 동동 뜬 밥풀이야. 그 인기는 하루 아침에 없어지는거야.' 그 식혜 위 밥풀이래요." <br> <br>250여 벌의 의상 협찬도 마다하고 항공점퍼를 걸쳐 입은 모습에 전세계인들은 열광했습니다. <br> <br>[루마나 / 캐나다 유튜버]<br>"하하하! 그녀를 사랑해요, 너무 귀여워요. 전체 오스카 시상식 중에서 최고의 순간이였어요." <br> <br>[캔디스 크루즈 / 미국 유튜버] <br>"우리가 생각하는 걸 다 말로 해버리잖아요." <br><br>[반투] 용어 설명 이미 SNS에서도 할머니 인플루언서, '그랜플루언서'가 대세입니다.<br> <br>70대 유튜버 '밀라논나' 장명숙 씨의 유튜브 구독자도 80만 명이 넘습니다. <br> <br>주로 패션 콘텐츠를 올리다 최근엔 '논나의 아지트'라는 고민 상담 코너를 만들었습니다. <br> <br>"절대로 문을 닫고 살면 안 된다"가 아닌 "한쪽 문을 닫으면 다른쪽 문이 열린다"는 공감이 그의 주특기입니다. <br> <br>[밀라논나 / 유튜버(70세)] <br>"꼰대라는 것은 수직관계를 요구하기 때문에 자꾸 꼰대라는 말이 나오는 거잖아요. '내가 니 윗사람이야'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수평적인 관계로." <br><br>기네스북에 오른 아흔 둘의 최고령 게이머.<br><br>[현장음] <br>"이번에도 사이버 뱅크 2077을 해보겠습니다. 가봅시다!" " <br> <br>온라인 게임 경력만 39년. <br>도전에는 나이가 없다며 용기를 줍니다. <br> <br>[모리 하마코 / 유튜버(92세)] <br>"장및빛 인생이라고! (게임만) 있다면 나이를 먹어도 재미 있어서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." <br> <br>전문가들은 7080 어르신에 열광하는 이유를 도전과 소통에서 찾습니다. <br> <br>부모님이나 직장 상사들로 이뤄진 4050 세대보다 덜 꼰대 같고, 내 말을 더 잘 들어준다는 겁니다. <br> <br>[곽금주 /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] <br>"어디가서 하소연도 하고, 살아가면서 인생의 경험이라든지 이러한 것도 듣고 싶고, 의논, 의존(을) 갈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어요." <br> <br>권위를 내려놓고 자신과 마주한 할머니들 덕에 젊은이들과의 소통의 벽도 허물어지고 있습니다. <br> <br>세계를 보다, 한수아입니다. <br> <br>sooah72@donga.com<br>영상편집: 정다은